다시 숨 쉬고 싶은 날의 기도문

내가 나를 다시 숨 쉬게 하소서
조용한 바다여,
오늘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마음으로
당신 앞에 앉았습니다.
가슴이 조여 오고
온몸이 무겁고
숨조차 쉬기 힘든 날입니다.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세상이 저를 밀어낸 것 같고,
그저 살아가는 일조차
벅차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기도는
무언가를 해내기 위한 다짐이 아니라,
그저 한 번,
다시 숨 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드립니다.
바다여,
당신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요.
제가 지쳐 돌아올 때마다
말없이 품어주던 그 넓은 숨결처럼
오늘도 저를 안아주시겠습니까.
제가 너무 오래
저 자신을 잊고 살았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나를 챙겨야 했는데,
나는 언제나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제는 그 숨겨놓은 마음에게
말을 걸고 싶습니다.
“괜찮아, 이제 너부터 숨 쉬자.”
바다여,
이 기도를 들어주소서.
다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이 안에 작게라도 피어오르게 하소서.
거대한 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거창한 내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단지, 오늘보다 조금 덜 무거운
내일을 살아낼 힘을 주세요.
당신의 물결처럼
제 안에도 다시
조용한 숨결이 흐르기를 바랍니다.
깊이 잠들어 있던
‘나’라는 생명을
다시 깨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오늘, 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시 숨 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은,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바다여,
이 조용한 기도를
당신의 품에 맡깁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당신은 오늘도
제 마음을 듣고 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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