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지 않은데, 세상은 괜찮아야 한다고 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진짜 아무렇지 않아질 줄 알았다.

그래서 웃었다.
잘 지낸다고 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이 정도는 견뎌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다.
밤이 되면,
나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이유 없이 아픈 날이 있다

별일 없었는데, 그냥 서럽고 아픈 날.
숨이 턱 막히고,
사소한 말에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날.

그럴 때마다 들었던 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너만 힘든 거 아니야."

그래서 더 말하지 않았다.
괜히 내 감정을 꺼냈다가
"그만 좀 해"라는 말이라도 들을까 봐.

그냥, 혼자 감당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라도 버텨야 할 것 같았다.

아픔을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

괜찮은 척할수록 더 깊어졌다.
더 무거워졌고, 더 아팠다.

어디까지 가라앉을지 모를 만큼,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조차도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러다 정말 무너질 수도 있겠구나."

그제야, 슬픔을 인정하기로 했다.
괜찮지 않다고 말하기로 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 오늘은 좀 힘든 날이다.
✔ 오늘은 그냥 울어도 되는 날이다.
✔ 오늘은 나를 위해, 조금 더 천천히 가는 날이다.

억지로 버티려고 애쓰지 않기로 했다.
괜찮지 않은 날도, 그냥 괜찮기로 했다.

어차피 지나갈 감정이라면,
나를 더 아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나는 버텨낼 거다

이 감정도 결국은 지나갈 거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그땐 참 힘들었지."
하고 덤덤하게 이야기할 날이 올 거다.

하지만 그 순간의 나는,
분명 여기 있었다.
그리고 버텨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지나갈 감정이라면,
나를 더 아껴야 하지 않을까.

 

그냥 오늘은,
조금 더 나를 다독이며 살아보자.